AI 시대, 기술 개선의 혜택은 누구에게 가는가
떡볶이 장사와 이익의 공식
떡볶이 가게를 창업해 돈을 번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가게의 이익은 단순한 공식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익 = 가격(P) × 판매량(Q) - 비용(C)
돈을 더 벌기 위해 할 수 있는 선택은 여러 가지입니다. 가격을 올릴 수도 있지만 판매량이 줄 수도 있고, 가격을 내리면 더 많이 팔릴 수도 있지만 마진이 줄어듭니다. 라면 사리를 공짜로 주거나 광고 전단을 돌리는 것 역시 판매량이 늘 수 있지만 비용도 함께 올라갑니다. 어떤 레버를 당기든 다른 변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이익을 늘리는 일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경쟁입니다. 내 가게 옆의 다른 떡볶이 가게도 내가 광고 전단을 돌리는 것을 보고 같이 전단지를 만들어 돌립니다. 내가 가격을 내리면 옆집도 내립니다. 결국 비용은 올라가고 가격은 내려가면서, 모두가 힘들어지는 소모전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사업에서 정말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어떻게 돈을 벌까?"가 아니라, "어떻게 오랫동안 혼자만 돈을 많이 벌까?"입니다. 이것이 경쟁 우위, 흔히 말하는 해자(moat)의 문제입니다. 우리 집안이 방앗간이라 떡을 직접 뽑을 수 있다면 원가가 구조적으로 낮고, 가게 건물이 자가라면 월세 부담이 없고, 우리 주방장이 유명 셰프라면 가격을 훨씬 높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우위는 경쟁자가 쉽게 따라할 수 없습니다.
해자를 만드는 여러 가지 방법
경쟁 우위를 만드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브랜드 선호가 해자가 될 수 있고, 규모의 경제가 해자가 될 수 있고, 공급의 독점이 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양면 시장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규제가 진입 장벽이 되거나, 전환 비용이 높아 고객이 떠나기 어려운 것도 해자입니다.
지난 수십 년간 소프트웨어 산업은 이 중에서도 특히 강력한 형태의 해자를 하나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로 개발 비용의 규모의 경제입니다.
이익 = (P - 변동비) × Q - 고정비
소프트웨어의 비용은 대부분 개발자 인건비, 즉 고정비입니다. 한번 만들어 놓으면 추가 사용자에 대한 비용이 거의 0에 가깝습니다. 1명을 위해 개발하든 1,000만 명을 위해 개발하든 개발 비용은 거의 같습니다. 거래량(Q)이 많아질수록 거래당 비용이 급격히 낮아지는 이 확장성이, 소프트웨어가 제품 유형으로서 갖는 가장 강력한 경제적 특성이었습니다.
이 규모의 경제는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전례 없는 규모와 수익성을 달성하는 기반이 되었습니다. 물론 소프트웨어 기업의 해자가 규모의 경제만으로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카카오톡의 네트워크 효과, SAP의 전환 비용, 구글의 브랜드 지배력—이것들은 각각 독립적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는 별개의 해자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라는 매체의 고유한 비용 구조가 만들어낸 규모의 경제는, 이런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찰리 멍거의 질문
여기서 한 가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 보겠습니다. 기술이 좋아졌을 때, 그 이득은 대체 누구의 것이 되는가?
찰리 멍거는 이 질문에 대해 날카로운 통찰을 남겼습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섬유 사업을 운영하던 시절, 기존보다 두 배 효율적인 새 직기가 발명되었습니다. 이때 워런 버핏의 반응은 의외였습니다. "이게 작동 안 했으면 좋겠군. 작동하면 공장 문을 닫아야 하니까."
왜 그랬을까요? 섬유는 누가 만들어도 비슷한 범용 상품입니다. 모든 경쟁자가 같은 기계를 도입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이 올라가도 그 혜택이 전부 구매자에게 넘어갑니다. 소유자에게 남는 건 더 비싼 기계를 사야 하는 부담뿐입니다.
멍거는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기계를 파는 사람들은 항상 새 기술로 얼마를 절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분석의 두 번째 단계—그 절감분 중 얼마가 우리에게 남고, 얼마가 고객에게 흘러갈 것인지—는 거의 아무도 하지 않는다고요.
반면 멍거는 정반대의 사례도 제시했습니다. "오시코시(Oshkosh)에서 유일한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는데, 신문 전체를 조판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이 발명된다면, 기존 기술을 버리고 새로운 멋진 컴퓨터 등을 도입했을 때, 모든 절감액이 바로 수익으로 떨어질 것이다." 경쟁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같은 기술 혁신이라도, 그 혜택이 누구에게 돌아가느냐는 사업의 구조적 위치에 따라 완전히 달라집니다.
"소유자에게는 형편없는 사업에 더 많은 돈을 쓸 기회 외에는 아무것도 주지 않는 훌륭한 발명품들이 수없이 많다. 위대한 개선으로 인한 모든 이점은 고객에게 흘러갈 것이다."
멍거는 이 논리를 인터넷에도 적용했습니다. 2000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총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회에게 인터넷은 훌륭한 것이지만, 자본가들에게는 순손실이 될 것이다. 인터넷은 효율성을 높여주겠지만,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들이 많다고 해서 이익이 늘어나는 건 아니다."
이 예측은 부분적으로 맞았고, 부분적으로 틀렸습니다. 대부분의 기업에게 인터넷은 실제로 경쟁을 격화시키고 수익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습니다. 하지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소수의 기업은 인터넷 위에서 전례 없는 해자를 구축했습니다. 멍거의 프레임으로 보면, 이 기업들은 섬유 공장이 아니라 오시코시의 유일한 신문사에 해당했던 것입니다.
AI라는 새로운 직기
이제 같은 질문을 AI에 대해 해보겠습니다.
코딩 에이전트와 LLM은 21세기의 "새로운 직기"입니다. SW를 만드는 효율성을 극적으로 높여주지만, 그 직기는 모든 경쟁자에게 동시에 주어집니다. 그래서 멍거의 "두 번째 단계" 질문을 다시 해야 합니다. 비용 절감은 실현될 것이다. 하지만 그 절감분이 우리에게 남는가, 아니면 경쟁을 통해 고객에게 흘러가는가?
SW 개발 비용의 규모의 경제가 약화되고 있다
코딩 에이전트의 발전으로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과 인력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수개월이 걸리던 개발이 수주, 심지어 수일 만에 가능해지는 영역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는 코드 작성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요구사항 정의, 아키텍처 설계, 도메인 모델링까지 에이전트가 처리하는 영역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가 가지고 있던 고유한 해자—개발 비용의 규모의 경제—를 직접적으로 약화시킵니다. 규모의 경제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고정비와 시장에서 발생하는 이익의 상대적 차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고정비가 100억일 때는 대규모 플레이어만 생존할 수 있지만, 1억으로 줄어들면 작은 플레이어도 충분히 진입하고 생존할 수 있습니다.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 자체가 해자였던 시대가 끝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비용 구조 자체도 바뀌고 있다
고정비가 줄어드는 것에 더해, 새로운 종류의 비용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LLM 기반 SW는 기능이 실행될 때마다 토큰 비용이 발생합니다. 사용자가 늘수록, 기능이 호출될수록 비용이 비례해서 올라갑니다.
기존: 이익 = (P - 낮은 변동비) × Q - 높은 고정비 → Q가 커질수록 유리
LLM 기반: 이익 = (P - 높아진 변동비) × Q - 낮아진 고정비 → Q가 커져도 마진이 크게 개선되지 않음
물론 모든 SW가 LLM 기반으로 전환되는 것은 아니고, 토큰 비용 자체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향성은 분명합니다. SW 비용에서 변동비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이것은 "한번 만들면 무한 복제"라는 소프트웨어의 경제적 특성을 약화시킵니다.
그리고 이 변동비의 상당 부분은 SW를 만드는 기업이 아닌 다른 곳으로 흘러갑니다. 모델 제공자에게 갈 수도 있고, GPU를 만드는 반도체 기업에게 갈 수도 있고, 전력을 공급하는 인프라에게 갈 수도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이 변화의 이익을 누가 점유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해 보이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기업의 몫은 이전보다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모바일 앱의 교훈
이런 변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날까요? 모바일 앱 시장의 역사가 하나의 참고가 됩니다.
아이폰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소규모 개발자가 앱을 잘 만들기만 하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기술을 다룰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경쟁 우위였던 시기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앱이 수백만 개로 늘어나자, 앱 자체의 기술력보다 그 뒤에 있는 브랜드, 고객 기반, 오프라인 역량이 중요해졌습니다. 앱은 그 자체로 가치를 만드는 제품이라기보다, 전체 비즈니스를 접하는 창구로서의 역할로 변화한 것입니다.
이 전환—기술 희소성에서 기술 보급으로, 다시 기술의 투명화로—은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초기 웹이 이 과정을 거치는 데 약 20년이 걸렸고, 모바일 앱은 약 10년이 걸렸습니다. AI 기반 SW는 코딩 에이전트가 생산 장벽을 급격히 낮추고 있기 때문에, 이 사이클이 더 빠르게 압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무엇이 달라지는가
멍거의 인터넷 예측이 남긴 교훈을 다시 떠올려 보겠습니다. 인터넷은 대부분의 기업에게 경쟁을 격화시키고 수익성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했지만, 소수의 기업은 그 위에서 전례 없는 해자를 구축했습니다. AI 시대에도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면, 질문은 "AI가 중요한가?"가 아니라 "AI라는 새 직기의 혜택이 우리에게 남는 구조인가?"입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경쟁 우위는 약화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가지고 있던 여러 해자 중 하나이지만, 지난 수십 년간 가장 강력하게 작동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이것이 소프트웨어 기업의 모든 해자가 약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네트워크 효과, 전환 비용, 브랜드처럼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해자들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비용 자체가 진입 장벽이었던 영역에서는, 그 장벽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영역에서는, 소프트웨어 바깥에 있는 경쟁 우위 요소들—브랜드 신뢰, 규제 인허가, 오프라인 네트워크—의 상대적 중요성이 올라갑니다.
결론
멍거의 직기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섬유 공장에 새 직기가 들어왔을 때, 중요했던 건 직기의 성능이 아니었습니다. 중요했던 건 그 공장이 범용 상품을 만드는 곳인지, 아니면 대체 불가능한 위치에 있는 곳인지였습니다.
AI라는 새 직기가 모든 기업에 동시에 주어지고 있는 지금, 같은 질문이 다시 돌아옵니다. 우리 사업은 섬유 공장인가요, 오시코시의 유일한 신문사인가요?
이 질문에 대한 구체적인 답은 산업마다, 기업마다 다를 것입니다. 이 글이 제시할 수 있는 것은 답 자체가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출발점입니다. 멍거가 남긴 질문의 두 번째 단계—기술이 좋아졌을 때 그 혜택이 누구에게 가는지를 먼저 따지는 것. 이것이 AI 시대에 기술을 바라보는 첫 번째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